‘일하기 좋은 직장’을 위한 KIRD의 발돋움

‘일하기 좋은 직장’을 위한 KIRD의 발돋움

박종민 부연구위원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인사총무실

 

  일하기 좋은 직장이란 무엇일까? 과연 모든 조직 구성원이 100% 몰입하고 업무에 진심으로 만족하며 즐겁게 생활하는 직장이 존재하기는 한 것인가? VUCA 시대, 평생직장이란 말이 사라진 지금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커져만 가고 있다. 회사는 좋은 조직문화 구축 하여 유능한 인재를 구인함과 동시에 업무혁신으로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며, 직원은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맞춰나가면서 자신의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미래성장을 담보하는 직장을 구직하고자 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명확하고 당연한 사고방식이지만 알면서도 달성이 어려운 것이 좋은 조직문화라고 할 수 있다.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일하는 방식이나 직원들의 사고방식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 보상, 사내 각종 제도 등을 조직문화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러 문헌과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검토하여 KIRD는 조직문화란 KIRD 직원들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사고하고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의 패턴화된 행동으로 규명했다. 이런 패턴화된 행동은 경영진의 리더십, 업무에 갖는 가치관, 대화하는 태도, 보고하는 방식, 각종 내부 제도·규정·프로그램
등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공식·비공식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즉, 올바른 조직문화 구축한다는 것은 직원들로 하여금 KIRD가 지향하는 목표와 추구하는 방식으로 일관된 태도를 갖추게 돕는 것을 의미한다. 구성원들간의 일치된 생각은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가치 판단의 순간에 올바른 선택하도록 도와주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더해 조직몰입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KIRD의 GWP 구축과정 - ① 명확하게 분석하기
  KIRD는 2020년 조직문화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왜 바꾸고 싶은지,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에서 출발했다. 최근 디지털 대전환으로 촉발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속화한 경영환경의 급진적 변화에 따라 KIRD 또한 기민하게 대응하고 조직과 직원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림1]과 같이 조직문화 혁신 추진을 위한 사전분석을 통해 스마트워크 기반 업무방식 변화, 성과중심의 직원관리·육성, 위기극복을 위한 신뢰와 위기관리 리더십 필요성, 직원들의 정서적 안정감과 회복탄력성 확보 등 진일보된 조직문화를 위한 키워드를 도출했다.

 

[그림1] 조직문화 혁신 추진을 위한 사전분석

 

  이후,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현재 KIRD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외부 GWP 진단 전문기관과 협업 및 공인된 조직문화 진단도구를 활용하여 5가지 범주(믿음, 존중, 공정성, 자부심, 동료애)에 대한 회사의 수준과 직원들의 인식도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했다. 외부 진단과 더불어 경영진·직원 인터뷰, 직원 설문조사, 내부 조직문화 자문단 구성·운영 등 조직 내부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조직문화 차원에서 KIRD의 강·약점, 개선해야 하는 영역을 발굴했다. 또한 경영철학을 반영하여 회사의 필요성(조직관점), 직원들이 회사에 요구하는 것(직원관점)을 적절히 구분·통합 후, KIRD 조직문화 혁신의 지향점을 구체화된 목표로 [그림2]와 같이 설정했다.

 

[그림2] 내외부 분석에 따른 조직문화 혁신 방향성 도출

 

KIRD의 GWP 구축과정 - ② 우리 회사에 적합한 프로그램 찾기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목표가 정해진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방안 및 변화관리 전략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는 회사의 가치체계와 부합된 제도 또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최적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조직문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남들이 하고 있는 제도나 프로그램들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남들이 많이 입는 다고 해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사서 입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 효과를 내는 조직문화 프로그램 시행을 위해서는 내 체형에 맞는 맞춤복을 제단 하는 것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프로그램을 왜 도입하는지,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어떤 결과를 내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의한 후 목적에 맞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KIRD는 경영목표와 핵심가치와 연계하여 ‘업무혁신,’ ‘직원육성·케어’, ‘수평적 소통·협업·교류’, ‘일·가정 양립’ 총 4가지 조직문화 혁신 목표를 수립한 후, 유형별로 각각의 목표를 달성을 위한 총 신규 제도 및 프로그램을 [그림3]과 같이 도입했다.

 

[그림3] KIRD 조직문화 혁신 체계도

 

  첫 번째,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전환하고자 ‘업무혁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거점별(서울, 대전) ‘스마트워크 센터’를 구축해 필요 시 업무현장 대응과 효율성을 위한 원격근무를 활용하고 있으며, 특정시간 동안 업무에 최대한 몰입가능한 ‘Core-time Work 제도’, 회의문화 개선을 위한 ‘스마트 회의 체크리스트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성과중심 인사제도, 갑질근절·인권경영 등 경영 선진화를 위한 각종 시책을 제도화 했다.

 

  두 번째, 코로나19 이후 환경변화에 따라 직원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물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성장의 문화 조성을 위해 직원육성·케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직원 정서안정 및 스트레스 관리 목적의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심리안전지대’, 보직자의 리더십을 제고하는 ‘리더십 세미나’, 양성평등 의식확산 및 전략적 여성인재 육성을 위한 ‘여성인재 지원·육성 제도’, 미래 전문가 육성을 위한 ‘경력개발 CDP 제도’ 등 직원이 조직에 몰입하고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림4] KIRD 이달의 약속 사례

 

 

  세 번째, ‘수평적 소통·협업·교류’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매달 전 직원이 상호간에 지켜야 할 약속을 월별로 선정하여 이행하는 ‘KIRD 이달의 약속’ 제도, 기관 현안에 대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인 ‘타운홀 미팅’과 VCS Value Creation Seminar 등을 정례적으로 실시하며, 기관장과 직원 간 소통활성화를 위해 매달 점심시간을 실무진과 함께 하는 기브미(기관장과 함께하는 브라운백 미팅)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5] KIRD 패밀리오피스

 

  네 번째로 ‘일·가정 양립’ 목표를 위해 근태제도 개선부터 환경구축까지 전방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연차사용에 대해 사유를 묻거나 시스템에 기록하지 않는 ‘안물안궁(안물어보고 안궁금해하는)연차휴가’ 문화를 정착하여 휴가사용에 대한 직원부담을 경감시켰으며, 신규직원에 대해 환영과 더불어 육성 목적의 ‘Welcome KIRD’ 제도를 실시하여 신규직원의 소속감을 증진하고 조직적응을 유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 직원 대상 ‘자율출퇴근제’를 전면 도입하여 공공기관으로서 선진적으로 주 40시간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등 유연한 업무환경을 구축하여 업무효율성과 직원 워라밸을 증진시키고 있다. 또한 패밀리오피스를 구축하여, 필요시 자녀를 동반하여 사무실 내 근
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내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공공기관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봉사활동’ 제도를 운영한다. KIRD 자원봉사의 날, 부서별 봉사 및 재능기부 활동 독려, 개인봉사활동 시간제 도입, 사랑나눔 헌혈, 한끼 기부(식사비용 기부) 등 기관·부서·개인 차원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들은 상명하복Top-down 방식의 일시적 캠페인성 활동을 지양하고, 직원들의 요구와 기관의 필요성을 상시 청취하여 지속적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KIRD의 GWP 구축과정 - ③ 정착을 위한 리더십
  회사의 문화는 대표이사의 리더십이고, 부서의 문화는 부서장의 리더십이다라는 말이 있다. 조직문화 혁신의 정착과 완성은 결국 리더의 행동과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가령 업무효율성 증진을 위해 ‘복장자율화’ 제도를 도입한 조직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출근한 직원에게 부서장이 ‘아무개씨는 오늘 그런 복장으로 출근했어? 라고 묻는다면 그 부서에게 자율복장 제도는 죽은 제도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조직문화의 체질이 개선되려면 리더의 의식 전환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 제도나 프로그램 도입 이전부터 왜 이러한 변화가 필요한지, 도입되면 어떤 점이 개선 되는지, 리더로서 어떻게 행동하고 또 독려해야 하는지 상호 이해관계를 충분히 구축한 이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리더의 의식전환을 위해 KIRD는 리더역량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리더로서 필요한 역량을 도출해 리더십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 신규 발령받은 리더에게는 장기간의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각종 리더십 세미나, 간부 대상 필수 교육 등을 통해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안목과 태도를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의 실행과 정착은 관리가 아닌 리더의 솔선수범임을 항시 명심해야 한다.

 

 

조직문화의 체질을 개선 한다는 것은?
  수많은 회사들이 더 좋은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해 무던히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KIRD 또한 완벽하진 않지만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작은 변화부터 실천하고 있다. KIRD는 최근 기관 내 소통의 질적 활성화를 위해 업무추진 과정에서 직원이 제안한 의견에 대해 단 한 건이라 할지라도 수용, 미수용, 재검토 등을 사유와 함께 피드백 해 주는 것을 업무 원칙으로 수립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프로세스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회사가 실제 직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내재화 함으로써 직원 입장에서는 본인의 의견을 조직이 경청하고 있다는 의식이 생김과 동시에 의견제안이 활성화 되었고, 조직은 많아진 의견을 바탕으로 더 좋은 개선점을 발굴하는 등 효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이처럼 KIRD의 조직문화 혁신은 담당부서의 실적이나 프로그램 이행 차원이 아닌 업무방식의 근본적 체질을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다 직원 모두가 이러한 취지를 공감하고 자율적으로 실천함과 동시에 동료 상호 간의 전파와 독려가 이루어 지도록 하는 것이 KIRD가 추구하는 GWP의 모습이다. 완벽한 조직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완벽해지기 위해 고민하고 개선하고 있는 조직문화야말로 진정한 일하기 좋은 직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