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이야기
나와 너,
사회를 연결하는
뇌과학 이야기
박수진 연구원(sjpark@kird.re.kr)
알파캠퍼스 ‘갈다’ 채널에서 추천하는
여름휴가에 읽기 좋은 책
다가온 여름휴가 시즌, ‘북스테이(Book Stay)’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문자 그대로 책(Book)과 머무름(Stay)의 합성어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는 여행을 의미합니다. 휴식과 독서를 결합한 새로운 여행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휴가를 떠나고 싶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꺼려진다면, 조용한 숙소에서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과학전문 책방 ‘갈다’와 알파캠퍼스가 여름휴가에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와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를 쓴 송민령 작가의 대담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뇌과학 이야기
Q. 안녕하세요, 송민령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송민령입니다. 저는 KAIST에서 도파민과 강화학습 주제를 연구하고 있는 뇌 과학자입니다. 주로 쥐에서 나온 전기 생리학적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를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과학책방 갈다에서 인터뷰 중인 이명현 박사, 송민령 작가
Q.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작가로 활동중 이신데요.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라는 책을 쓰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뇌과학을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인류가 여태까지 만든 학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이 뇌과학 이라고 생각해요. 뇌 과학은 마음과 가장 관련이 깊은 기관인 ‘뇌’를 연구하는 분야잖아요.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관심만큼 오해도 많이 받고 사회에 실제로 미치는 영향도 큰 편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뇌과학이 오해받기보다는 이해받기를 바랐고요. 악용되기보다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선용되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Q. 이 책의 부제는 ‘세상과 소통하는 뇌과학 이야기’입니다. 뇌과학 책에 ‘세상’,‘소통’이라는 키워드를 넣은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뇌과학 연구가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 진행이 됐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사회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인데요. 과학이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생각해왔는데 어떤 맥락에서는 악용될 여지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뇌과학의 경우 뇌를 개선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거나, fMRI로 찍은 뇌활동 자료가 법정에서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죠. 연구가 세상에 올바르게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신경윤리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게 됐어요. 그 고민이 쌓여 책을 쓰게 됐고 ‘세상과 소통하는 뇌과학 이야기’ 라는 부제의 책이 탄생했습니다.
Q. 특별히 과학기술인들에게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 책이 어떤 효용가치가 있을까요?
이 책은 ‘인문학과 과학을 잘 융합했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책을 쓰면서 앎과 삶을 어떻게 연결할지, 내가 연구하는 학문이 나의 삶과 우리 사회를 어떻게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죠. 그 과정에서 해외 학자들과 교류하고 논문으로 세상과 소통했던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공계 연구를 하시면서 ‘연구결과가 세상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좋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통해 질문이 바뀌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하기를
Q. 책이 출간된 이후, 최근까지 ‘뇌과학’ 연구 분야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주목할 점은 뇌과학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이 훨씬 커졌다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방대해지면서 뇌과학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고요. 인공지능 쪽에서도 뇌 회로의 특징을 모방해서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파리 같이 뇌의 기본적인 요소를 자율주행 기술에 적용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데이터 공유입니다. 개별 연구실에서 실험해서 논문을 내던 연구 형태가 최근 들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유럽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가공하지 않은 기본 데이터까지 공개하고 있어요. 인공지능 분야 연구자들은 실험을 하지 않고도 공개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할 수 있게 되었고요. 여러 연구자들이 소통하고 연구하면서 뇌과학이 더 빨리 발전해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송민령 작가
Q. 작가님의 책뿐만 아니라 뇌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연결과 상호작용이 중요한 키워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 지점에서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가 중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NeurIPS(뉴립스)라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굉장히 대표적이고 중요한 학회가 있어요. 그 학회에서는 그 논문을 제출할 때 학술연구 내용 뿐 아니라, 이 연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인지, 나쁘게 쓰일 요인은 없는지, 이를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 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요. 과학 연구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맥락을 이해하면 반영하기가 훨씬 쉽거든요. 이 책이 뇌과학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지만 사회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맥락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된 게 내가 진정으로 뭔가를 알게 되는 순간은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질문에 답을 찾았을 때가 아니라 질문이 바뀔 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시면서 질문이 바뀌는 놀라운 순간들을 많이 경험하시기를 바라고요.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나를 이해하고 너를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게 되기를 그리고 이런 이해를 가진 분들이 모여서 우리 사회를 좀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같이 기여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과학이 지식을 넘어 문화가 되는 곳, 책방 갈다와 알파캠퍼스
과학책방 갈다 이명현 대표와 송민령 작가의 만남, 재미있게 보셨나요? 삼청동 골목 한 켠에 자리 잡은 ‘갈다’는 ‘과학이 지식을 넘어 문화가 되는 공간’을 표방하며 저자와의 북토크, 독서모임 등 과학을 매개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제 삼청동까지 가지 않고도 알파캠퍼스에서 과학도서에 담긴 지식과 저자를 한 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뇌과학, 환경, 화학, 우주, 음식과학까지. 이명현 박사와 과학도서 작가들 간의 대담이 궁금하시다면 알파캠퍼스의 ‘과학책방 갈다’ 채널을 구독해보세요!
알파캠퍼스 채널 콘텐츠 소개
- 송민령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
- 이은희 <하리하라의 음식과학>
- 박재용 <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
- 장홍제 <화학 연대기>
- 지웅배 <하루종일 우주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