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22 · May 2022
국내
과학 논문에서 中이 美 앞질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4일 중국이 과학 논문의 양(量)뿐만 아니라 질(質)에서도 미국을 추월했다는 분석을 담은 ‘글로벌 미·중 과학기술경쟁 지형도’ 보고서를 발표했다. 피인용 지수 최상위 1% 논문 수에서 중국은 생명과학과 의학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피인용 지수는 다른 논문에 얼마나 인용됐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로, 연구가 얼마나 우수한지 판단하는 데 이용된다. 과학 분야 논문 수에서 중국은 이미 5년 전 미국을 추월했다.
국내
기후 변화에 더 잘 적응한 사피엔스,
그들만이 살아남았다
© 호모속 인류 조상 종들의 두개골 화석. 왼쪽부터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하이델베르그인),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 기후변화가 이들의 서식지를 변화시켜 인류 진화를 이끈 것으로 밝혀졌다. / 영국 자연사박물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의 악셀 팀머만 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진은 14일 ‘네이처’에 “수퍼컴퓨터로 200만년에 걸친 기후변화를 시뮬레이션(모의실험)하고 이를 화석과 고고학 증거와 비교해 인류 조상 다섯 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진화한 과정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인류의 직계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같은 조상에서 나온 네안데르탈인보다 늦게 유라시아로 왔지만 기후변화에 더 잘 적응했기 때문에 혼자만 현생 인류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골다공증약 효능 검증 ‘뼈모사칩’ 개발
© 쥐의 뼈 세포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약물 효능 시험용 칩./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정아 박사 연구진은 14일 “동물실험을 대신해 골다공증 약물의 효능을 정확하게 평가·확인할 수 있는 뼈모사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의 뼈세포에서 추출한 세포외기질 물질(세포 사이 채워진 물질)과 묵 형태의 하이드로겔을 골세포와 배합했다. 인공지능(AI)은 칩 반응 영상을 분석해 골다공증 약물의 효능을 99.5% 정확도로 빠르게 판별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국내
콘크리트도 뚫는 식물 뿌리 모방…
강력한 구동장치 나왔다
© 콘크리트를 뚫고 나온 식물. 뿌리가 삼투 현상으로 물을 흡수하면서 생긴 팽압이 콘크리트를 부순다. / Thichaa
서울대 재료공학부의 선정윤 교수와 기계공학부 김호영 교수 연구진은 15일 사이언스에 “식물 뿌리를 모방해 단기간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소프트 로봇 액추에이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식물이 물을 흡수하면서 세포가 팽창하면 질긴 세포벽이 이를 견디면서 타이어처럼 단단해진다. 연구진은 물을 함유한 하이드로겔을 질긴 막 안에 넣었다. 소프트 액추에이터는 하이드로겔 1g을 팽창시켜 130㎏ 무게를 들 수 있었으며, 2㎝ 두께의 벽돌도 5분 안에 부쉈다.
국내
과학기술계 ‘과학기술 수석비서관’ 설치 요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5개 주요 과학기술 단체들은 23일 “대통령을 보좌하여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관련 수석비서관’ 설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어 25일 정보·통신·방송 산업계 17개 단체도 디지털혁신, 디지털플랫폼정부 시대를 위한 호소문을 내고 과학기술 수석비서관 설치를 요구했다.
국내
미토콘드리아 변이 교정, 국내서 첫 개발
©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전자현미경 사진. 유전물질인 DNA는 대부분 세포핵에 있지만, 미토콘드리아에도 0.1% 정도가 있다. / CNRI
김진수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미토콘드리아 DNA의 아데닌(A) 염기 교정 도구인 ‘TALED’를 개발했다고 셀에 26일 밝혔다. 에너지 생산 세포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핵처럼 DNA가 있다. 이곳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치명적 유전질환이 생긴다. IBS 연구진은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로 염기 하나가 바뀌면서 생기는 병원성 점 돌연변이 중 39개(43%)를 고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햇빛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태양에너지로 전기 만든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의 판샨후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에 “복사냉각 현상을 이용해 야간에도 전기를 만드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복사냉각이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흡수한 복사에너지를 밤에 방출하면서 지표면의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이다. 태양전지도 같은 원리로 밤에 주변 공기보다 온도가 낮아진다. 이때 온도차를 이용해 열전 발전기가 전기를 만든다.
해외
6세에 인지영역 최고… 이젠 치매도 조기 진단
© 뇌 MRI 사진. 전 세계에서 10만명 이상의 뇌를 찍은 MRI 사진 12만여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뇌 성장도표가 완성됐다. / 영 카디프대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에드워드 불모어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아론 알렉산더-블로흐 교수 공동 연구진은 6일 네이처에 “어머니 배 속에 있는 100일 된 태아부터 100세 노인까지 인간의 생애 전반에 걸쳐 10만여 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을 수집, 분석해 표준 뇌 성장 도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분석 결과 인지 능력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의 회색질은 6세에 최고 부피를 기록했다. 뇌 크기는 11세쯤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물리학 표준모형 깨지나, 이 실험에 과학계 들썩
미국 페르미 국립가속기연구소는 8일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W보손이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의 예측치보다 질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표준모형에 따르면 우주에는 12개 기본 입자와, 이들 사이에 힘을 전달하는 4개 매개입자가 있다. 연구진은 힘 매개입자 중 방사능의 원인인 약력을 전달하는 W보손이 예상보다 질량이 많았다고 밝혔다. 사이언스는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의 표준모형에 대한 수정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해외
50대 여성 피부가 20대로 회춘했다
© 젊은 여성의 피부세포(왼쪽)와 중년 여성의 피부세포(가운데), 13일 간 역분화를 유도한 중년 여성의 피부세포(오른쪽). 젊은 여성의 피부세포와 역분화 피부세포에는 조직 구조를 뒷받침하고 상처 치유에도 관여하는 콜라겐(붉은색) 단백질이 많이 생성됐다. / 영 바브라함 연구소
영국 바브라함 연구소의 볼프 레익 소장 연구진은 8일 ‘이라이프(eLife)’에 “역분화 방법으로 53세 여성의 피부세포를 23세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역분화는 세포에 네 가지 유전자 조절 단백질을 주입해 원시세포인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바꾸는 방법이다. 레익 소장 연구진은 세포 역분화 시간을 조절해 나이든 세포를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젊은 상태로 되돌렸다.
해외
50배 큰 핵 가졌다... 태양계 최대 크기 혜성 발견
© 지난 1월 3일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C/2014 UN271 혜성(베르나르디넬리-베른스타인 혜성). / NASA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데이비드 자윗 교수는 12일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에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중심핵의 폭이 120㎞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혜성 ‘C/2014 UN271′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혜성 전에는 2002년에 발견된 ‘C/2002 VQ94’이 약 100㎞로 가장 큰 혜성이었다. 이 혜성은 2031년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지만 그 거리도 16억㎞ 거리로 태양에서 토성 사이와 비슷하다.
해외
지구 생명체 등장 시기 최소 3억년 당겨지나
© 37억5000만 년 전 암석에서 발견된 줄기 모양의 구조. 이 발견은 기존보다 3억 년 더 앞서 지구상에 생명체가 있었다는 증거로 제시됐다. /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도미닉 파피노 박사 연구진은 13일 “최소 37억5000만년 전 암석에서 박테리아가 남긴 흔적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생명체는 서호주에서 발견된 34억6000만년 전 미생물 화석이다. 연구진은 캐나다 퀘벡주에서 2008년 발견된 37억5000만~42억8000만년 전 암석 안에서 박테리아가 센티미터(㎝) 길이의 가지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 줄기 모양의 구조를 만든 것을 발견했다.
해외
인간도 다른 동물도 돌연변이 3200개 생기면 죽는다
© 400살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상어. / NOAA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의 이니고 마르틴코레나 박사 연구진은 지난 14일 네이처에 “동물의 수명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사람을 포함해 포유동물 16종은 생애 마지막에 누적된 돌연변이 수가 약 3200개로 비슷했다. 차이는 속도였다. 쥐는 매년 유전자 돌연변이가 800개씩 생겨 수명이 4년에 그치지만 벌거숭이두더지쥐는 94개여서 수명이 25년이나 된다는 것이다.
해외
1억년 전 익룡도 색색 깃털…상상도 보니
© 브라질에서 발견된 투판닥틸루스 익룡의 복원 상상도. 과학자들은 익룡 화석의 볏 밑에서 머리카락처럼 외가닥으로 된 짙은 색의 털(붉은색)과 새 깃털처럼 갈래가 있는 옅은 색의 털(파란색)을 발견했다. / 아일랜드 코크대
아일랜드 코크대의 마리아 맥너마라 교수 연구진은 21일 ‘네이처’에 “브라질에서 발굴한 1억1500만년 전 익룡의 두개골 화석에서 새 깃털처럼 갈래가 있는 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익룡은 2억3000만년에서 6600만년 사이 지상의 공룡과 공존한 대형 파충류다. 연구진은 익룡의 원시 깃털은 하늘을 나는 데 쓰이지는 않았지만 체온을 유지하고 짝짓기 상대에게 자신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영완 기자
1997년 이후 줄곧 과학 분야만 취재하고, 국내 유일 과학기자 기명칼럼 ‘이영완의 사이언스카페’에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과학으로 풀어내길 좋아하는 이야기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