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에서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라는 작품이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쓰신 분이 닥터베르 작가님이신데요. 이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를 연재하며 육아맘·육아대디들의 폭풍공감을 얻어내고 있는 닥터베르 작가가 사실은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 박사 출신이라고 합니다. 경력전환에 성공한 닥터베르 작가님이 경력개발을 고민하고 있는 과학기술인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네이버웹툰에서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를 연재하고 있는 공학 박사 닥터베르입니다. 본명은 이대양이고,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박사입니다.
저는 에너지시스템공학을 전공하면서 특히 석탄, 석유와 같은 자원에 대해 주로 연구했어요. 이런 자원들은 국내 부존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해외 출장이 거의 필수적이고, 파견 근무를 가야 하는 경우도 많아요. 예전엔 이런 근무 환경이 굉장히 도전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박사 학위를 마치고 향후 진로를 결정할 때, 장기 파견 근무의 어려움이나 출퇴근 시간에 대한 부담 등 여러 문제가 저의 결정을 어렵게 했습니다. 고민 끝에 집에서 온전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웹툰 작가에 도전하기로 했고, 아내의 적극적인 조언과 지지에 힘입어 경력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저는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업계획서를 쓸 때 이 연구의 수요처는 어디고, 이 연구는 왜 필요하고, 이 연구의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쓰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경력전환은 나에 대한 사업 계획서를 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이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정리해서 도전하는 것이죠. 객관적인 경험과 평가에 기반해서 나의 특장점을 잘 살리는 게 경력전환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겐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죠.”
일단 무사히 네이버웹툰에 데뷔를 해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게 됐고, 저 또한 굉장히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2년 정도 전에 림프종 4기 진단을 받았거든요. 지금도 휴일이 없는 문제나 작업상의 어려움들은 있지만 안전한 환경에서 제 컨디션에 맞춰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인생은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모릅니다. 지금은 그저 흥미로 하고 있거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일들이 큰 기회를 위한 초석이 될 수도 있어요.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고, 열린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나를 위해 부는 바람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부디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준비된 과학기술인이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영상은 KIRD 공식 유튜브, 연구자 TV와 블로그를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