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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34. June 2023

경력개발 인터뷰

행복한
우주 먼지를 꿈꾸며
회사원에서
천체사진가로

NASA가 인정한
국내 1호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

※ 본 내용은 KIRD ‘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스토리’와 ‘2021 과학자 소통포럼’의 영상을 발췌·요약하였습니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영화가 되기까지

지난 5월 25일 누리호가 다시 우주로 날아올랐습니다. 목표 궤도에 올라 차세대 소형위성 안착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우주 강국을 향한 목표에 한발 더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아직 성공의 여운이 식지 않은 이때, 사진을 보며 우주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기 한 장의 사진으로 우주의 경이로움을 전달하는 분이 있습니다. 미국 NASA ‘오늘의 천문학 사진’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된 권오철 작가. 밤하늘의 별에 푹 빠져 평범한 회사원에서 천체사진가가 된 그의 경력개발 스토리와 작품을 소개합니다.

행복한 우주 먼지를 꿈꾸며 회사원에서 천체사진가로

Q. 작가님,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천체사진가 권오철입니다. 예술적 감각보다는 공학적 지식에 치우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울릉도에서 독도에 일출 사진을 찍을 때 삼각함수로 정확한 위치를 계산해서 촬영하고요. 촬영한 사진을 업로드하며 블로그도 운영하고 영화를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조선해양공학 전공 후 잠수함을 설계하는 회사원에서 천체사진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시절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이라는 책을 읽고 별에 빠졌어요. 별을 따서 가질 수는 없어서 사진에 담다 보니 개인전도 몇 번 하게 됐어요. 이걸로 돈을 벌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사진촬영을 취미로 하면서 회사생활을 병행했습니다. 2009년 ‘오로라 원정대’ 라는 행사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참여하신 분들이 다들 작가, 프리랜서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데 저만 회사원 인거에요. 그 때 회사가 경제적 안정을 주지만 행복까지는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에 복귀하자마자 사직서를 냈죠. 우주에 비하면 인간의 삶은 짧다. 어차피 우주 먼지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한 우주 먼지가 되자. 그렇게 천체 사진가가 됐습니다.

Q. 천체사진가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핵심은 집요함입니다.적도에서 수직으로 뜨는 별을 찍어 보겠다는 생각에 10년을 준비해 킬리만자로에 갔어요. 해발 5000m 까지 올라가서 10시간 동안 촬영을 했죠. 또 울릉도에서 독도를 찍을 때도 태양의 일직선이 되는 시기, 날씨 조건을 모두 고려해야 했어요. 모든 조건을 충족하기가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3년을 기다려서 촬영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스토리-권오철 작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영화가 되기까지

Q. 천체사진가로 진행한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천체사진가는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사진으로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행복한 직업이에요. 많은 도전들 중 기억에 남는 게 오로라 사진을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사진을 연속으로 찍어 타임스 기술을 적용해 봤는데요. 뭔가 부족함을 느꼈어요. 진짜 내가 느낀 그 경이로움이랑 거리가 있었거든요.
조금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진 대신 영상으로 찍어봤어요. 영상도 역시 실물에는 못 미쳤습니다. 하늘 전체가 아닌 오로라의 일부 모습만 보여 줄 수밖에 없는 게 아쉬웠어요. 당시만 해도 VR이라는 단어가 없었는데요. 밤하늘 전체를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기술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VR을 개발해 냈어요. 그렇게 전 세계에서 최초로 오로라 VR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Q. 직접 촬영한 오로라 영상을 활용해 영화를 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작품인가요?

원래 촬영한 영상을 영화사에 판매하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부의 ‘실감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고 오로라를 주제로 한 영화를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제가 촬영한 영상들 외에도, 우주정거장이나 다른 행성에서 촬영한 오로라 데이터를 받아서 CG작업을 했어요. 중세의 그림을 모아서 ‘오로라의 전설’에 대한 애니메이션도 넣었죠. ‘생명의 빛 오로라(Aurora, Lights of Wonder)’ 라는 영화를 완성해서 발표했고, 독일 천체투영관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실제 캐나다 옐로우나이프에서 제가 경험한 오로라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Aurora : Lights of Wonder - trailer (Fulldome movie by Kwon, O Chul)
출처: 권오철 작가 유튜브



권오철 작가님의 이야기와 직접 촬영한 작품이 더 궁금하시다면?
KIRD 유튜브 채널에서 2021년 과학자 소통포럼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영화가 되기까지’ 강연 영상을 확인해보세요.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영화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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