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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의 혁신스토리 박필호 전 한국천문연구원장

2019년 12월, 핀란드에서 34세 여성 총리가 탄생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1.5배의 세금을 거두고 있음에도 증세를 더 하겠다고 말하는 34세의 여성이 이끄는 내각에 핀란드 국민은 지지를 보내고 국정을 맡긴 것인데요. 행복지수 1위인 핀란드의 국정방침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요? 우리는 핀란드 정부의 혁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핀란드는 정부 스스로 실험하는 나라입니다. 핀란드의 현 국정방침에도 세계 최고의 혁신과 실험을 하는 나라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30대 총리라는 파격적인 임용 사례만 보더라도 핀란드의 과감한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혁신에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KIRD 석좌교수이자 한국천문연구원에 재직 중인 박필호 교수와의 출연(연) 혁신 이야기를 통해 조직의 혁신, 그리고 개인의 혁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조직 혁신의 시작, 회의 문화부터 바꾸다

꽤 오래전 일입니다. 그해 초여름, 너무나도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혁신 업무를 따라오지 못하는 기관은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인데요.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 우리 기관도 혁신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혁신위원회를 조직했고 제가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의 변화는 회의 문화를 바꾸면서 시작했습니다. 회의 철칙을 세워 반드시 1시간 이내에 회의를 끝내되, 1장으로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다음 회의에서는 지난번 회의록을 참고하여 점검하는 식으로 이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1시간 30분 이상 걸리던 회의가 45분 만에 정리가 됐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환경을 바꾸면 조직 구성원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고.

사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화장실을 호텔급으로 만들면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천문연은 작은 공무원 조직입니다. 실정이 그렇다 보니 화장실이 동네 노인정보다도 못했어요. 그런데 화장실이 쾌적해지니깐 기관 분위기가 달라진 겁니다. 직원들이 직장에 대한 자부심도 더 갖는 것 같고, 일하는 자세도 이전과 달리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할까요? 작은 변화였지만 분명 긍정적인 신호였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중심

논어에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공자의 제자 중 한 명이 마구간에 불이 난 것을 보고 급히 공자에게 보고했는데, 그때 공자는 “다친 사람은 없느냐?”며, 딱 한 마디만 물었다고 합니다. 당시 말은 굉장히 귀한 자산이었는데, 말이 몇 마리나 죽었는지 전혀 묻지 않았으니 제자 입장에서 공자의 태도가 다소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공자의 진면목이 나오는데요. 공자께서는 “어떤 무엇보다도 사람을 중요시한다.”라는 점입니다. 이때 저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일보다는 사람을 먼저 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저도 공자와 같은 리더십으로 직원을 대하고 싶었습니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원장 재임 시절 이야기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취임사 때 직원 1명과 일대일 식사를 하겠다고 덜컥 약속한 게 화근이었죠. 처음에는 그 일이 그렇게 힘든지 몰랐으니 말이죠. 1년에 끝내려고 했는데, 결국 3년의 임기 기간을 채우고서야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3년 동안 221회에 걸쳐 300여 명의 직원을 만나면서 저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점심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신뢰도가 쌓이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직원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던 그 시간이 가장 소중한 기억들로 남습니다.

개인 혁신,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워라

아주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소개합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1920년대 졸업생을 반 나눠 실험했습니다. 자기 인생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구분하여 졸업 이후 일생을 추적한 것인데요. 이 두 그룹의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구체적인 라이프 플랜을 세웠던 A그룹 전원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고, 그렇지 않은 B그룹의 절반 정도는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인생을 설계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곤 합니다. 첫 번째 나 자신에 대한 고찰입니다. 나는 어떻게 살지? 나의 가치관은? 내가 죽을 때 묘비명에 어떤 글을 남길까? 등 평소에는 생각조차 하지않는 질문을 적어놓고 답을 적습니다. 두 번째 내 주변의 변화, 세상에 대한 고찰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나의 일과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까?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를 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지며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구체적인 미래계획입니다. 가령 향후 5년, 10년, 그리고 30년 뒤의 모습을 그려보며 단기, 중장기, 장기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되돌아보면 과거에 했던 이러한 인생계획대로 제가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100% 완벽할 순 없지만 적어도 제가 원하는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출연(연) 혁신 사례 어떻게 보셨나요? ‘KIRD 석좌교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필호 교수와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 인생에도 새로운 변혁의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KIRD 석좌교수’ 코너에는 과학기술 동향, 우주를 주제로 한 과학토크,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역할, R&D 예산관리 등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KIRD 석좌교수’ 영상에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출연(연) 혁신스토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아래의 <KIRD 석좌교수 영상 바로가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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